좋은글

철학우화 42

임기종 2014. 7. 3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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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적

  한 왕이 수백만개의 거울이 달린 커다란 궁전을 지었다. 모든 벽이 거울에 들러 싸여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개 한마리가 그 궁전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개는 거울에 비친 수백만 마리의 개들을 보았다. 그 개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바짝 긴장했음에 틀림없다. 그 개는 짖어대기 시작했고 그 개가 짖기 시작했을 때, 그 수백만 마리의 개들도 역시 따라서 짖기 시작했다.

  아침에 그 개는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 개는 혼자 거기에 있었고, 사실 거기에는 싸움할 누구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거울 속에서 그 자신을 보았고 두려워졌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싸우기 시작했을 때, 거울 속의 반영체들도 역시 싸우기 시작했다.

  그대는 그 개가 보낸 그날 밤의 지옥을 상상할 수 있는가? 그대는 바로 지금 그 지옥에서 살고 있다. 거울들과 거울속의 개들이 그대 주위에서 짖고 있다. 모든 거울 속에서, 모든 간계 속에서 그대는 적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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