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부부가 함께 방안에 누워 있는데 큰 비가 쏟아지며 우레 소리가 진동한다. 밤은 칠흑같이 어둡고 번갯불이 번쩍 번쩍 방안을 밝힌다. “장독을 잘 살폈는가 ?” 하고 사내가 부인에게 묻자 “아직 뚜껑을 안 덮었는데 당신이 빨리 나가서 덮고 오시오” 하고 부인이 말한다. “내가 본래 우레를 두려워하니 대신 나가 봐 ” 하고 이불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두 사람은 서로 이렇게 앙탈을 하다가 처마 밑으로 비가 무섭게 내리치자 처가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일어나 방을 나와 장독대 옆으로 나간다. 마침 대청 밑에 숨어 있던 도둑놈 하나가 그 부부의 서로 다툰 일을 듣고 미리 도자기 화분을 들어 그 여자의 앞에 던진다. 그 여인이 크게 놀라 까무러치자 도둑놈이 벼락처럼 달려들어 겁간하고 도망쳐버렸다. 방안에 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