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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담(肉談) . 멍청한 것은 남자

선비 최생(崔生)은 부친이 함흥 통판(通判)으로 부임하자 따라갔다. 최생은 그곳에서 한 기생을 사랑했는데 후에 그의 부친이 전보되자 그 역시 기생과 서로 헤어지게 된다. 이별하던 날, 기생이 최생의 손목을 잡고 울면서 말한다. "한 번 하직하면 다시 만날 기회가 없으니 원컨대 도련님 신변에서 가장 중요한 물건 하나를 선사하시어 서로 잊지 않을 징표를 삼는 것이 어떨까요?" 결국 최생은 이 말에 감동해 이빨 하나를 빼 주고 길을 떠났다. 중도에 길가 나무그늘 밑에서 말을 먹이다가 기생 생각이 나자 눈물을 짓는다. 그때 한 청년이 오더니 역시 눈물을 뿌리며 훌쩍거린다. 또 한 청년이 그 뒤 이어 오면서 역시 눈물을 흘린다. 최생은 마음속으로 괴이하게 여겨 "너희들은 무슨 이유로 우는가?" 하고 물었다. 그러..

해학과 재치 2024.11.09

내 아들을 은과 바꿀 수 없어요.

조선시대 숙종 때의 학자 김학성이 입신 출세하게 된 것은 가난을 고귀하게 여긴 어머니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어머니는 일찍이 과부가 되어 가난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될 처지에 이르렀다. 그녀는 삯바느질을 하여 살림살이를 꾸려 가면서도 두 아들은 좋은 선생에게 보내어 공부하게 했다. 하루는 방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처마에서 물이 밑으로 뚝뚝 떨어졌다. 그런데 물방울이 닿는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마치 땅 밑에서 쇠그릇이 울리는 소리와 같았다. 어머니는 호기심에 땅을 파 보았다. 그랬더니 땅 속에는 큰 가마가 들어 있었고 그 안에는 하얀 은이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가난한 살림에 큰 보화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뻐하지 않고 도리어 남 모르게 흙으..

좋은글 2024.11.08

육담(肉談) .정신없는 사람

옛날에 어떤 사람이 어찌나 건망증이 심하던지 제 성과 이름자도 곧잘 잊어버린다. 하루는 나들이를 가는데 활갯짓을 하며 걸으니까 담뱃대가 앞으로 왔다 뒤로 갔다 한다. 손이 뒤로 가서 담뱃대가 안 보이면 "어, 내 담뱃대 어디 갔나" 하고 팔이 앞으로 와서 담뱃대가 보이면 "아, 여기 있구나." 하는 것이다. 손이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어, 내 담뱃대 어디 갔나" "아, 여기 있구나." 가다 보니 덥고 다리가 아파 쉴 곳을 찾는데 마침 맑은 개울물이 보인다. 이 사람이 갓과 옷을 나무에 걸고 신을 벗어 바위 위에 얹은 후 목욕을 한다. 목욕을 하고 나와 보니 나무에 자기가 벗어 놓은 갓과 옷이 보인다. "어, 웬 정신없는 사람이 여기다 이런 걸 벗어 놓고 갔지? 이건 내가 입어야겠다" 옷과 갓을 입고 ..

해학과 재치 2024.11.08

제자리걸음

사람의 눈을 가리거나사막과 같은 사방이 똑같은 곳을 걸으면아무리 똑바로 걸으려 노력해도결국 커다란 원을 그리며 제자리로 돌아오는데이를 '윤형방황'이라 합니다.한 번은 유난히 눈이 많이 오던 날,알프스 산지에서 한 사람이 길을 잃었습니다.그는 마을을 찾기 위해 눈 속을매일 12시간씩 걸었습니다.그렇게 13일 뒤, 사람들에게 구조가 되었는데그는 12시간씩 계속 걸었기에 꽤 멀리떨어진 곳에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실상을 그렇지 않았습니다.그가 구조된 곳은 길을 잃은 장소에서불과 6km 반경이었습니다.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렸지만결국 제자리에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있습니다.인생길 속에서도 목표를 잃게 되면종종 '윤형방황'을 겪곤 합니다.나는 누구인가, 어디에 있고 또 어디로 가는지스스로 묻곤 합니다.# 오늘의 명언..

좋은글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