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118

육담(肉談) . 낫 좋으라고 가는거지

한 건달이 기생집에서 오입을 한 후 주섬주섬 옷을 주워 입고 그냥 나가려고 한다. 기생이 꽃값을 달라고 하니 건달이 도리어 역정을 내며"야, 이년아, 들어봐라. 귀 후비개로 귀를 후비면 귀가 시원하지 귀 후비개가 시원하냐. 내가 너를 후벼 줬으니 네가 도리어 나한테 돈을 줘야지""야, 이 종내기야. 꿀단지에 혀를 들이밀면 단지가 달다 그러냐, 혀가 달다 그러냐. 네가 내 꿀단지 맛을 봤으니 돈을 내야 될게 아니냐""그러면 나는 단맛을 봤고 너는 귀가 시원했으니 피장파장이다. 그러니까 돈 줄 일도 받을 일도 없네 뭐. 낫을 숫돌에 갈면 낫이 닳나 숫돌이 닳나. 둘 다 닳지""이런 숙맥 보게나. 그래 숫돌에 낫 갈았다고 낫이 숫돌에게 낫값을 받는 것 봤어. 숫돌이 낫한테 숫돌 쓴 값을 받지. 그리고 낫 좋으..

해학과 재치 2024.11.05

육담(肉談) .시냇가엔 홍합이 말안장엔 송이가

한 선비가 말을 타고 길을 가다가 큰 냇가에 이르렀다. 냇물을 건너려고 둘러보니 건너편 냇가에 많은 여인들이 쭈그리고 앉아 빨래를 하는 것이 보였다. 이 때 선비의 시선은 여인들의 벌어진 허벅지 사이에 머물렀다. 선비가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면서 말위에서 정신없이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는데 스님 한 분이 지팡이를 짚고 걸어와 역시 내를 건너려고 신을 벗는다. 정신을 차린 선비가 스님에게 말을 걸었다."스님, 초면에 인사도 없이 실례합니다만 스님도 시를 지을 줄 아시지요 ? 내가 먼저 시 한 구절을 읊을테니 스님이 그 대구를 지어 보시겠소?""예, 소승 그 말씀에 따르겠나이다. 나무아미타불""천변홍합개(川邊紅蛤開) (시냇가 조개 입이 벌어졌구려)""선비께서는 속세에 사시는 분이라 조개라는 고기(肉物)를 가지..

해학과 재치 2024.11.04

명작이 탄생되기까지

인생이 값지다고 하는 것은 장래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때때로 간사하고 연약하여 값진 인생의 가치를 망각하고 살아갈 때가 종종 있다. 러시아의 작가 도스토예프스키는 그가 스물여덟 살 때에 사형을 선고받은 일이 있었다. 영하 50도나 되는 추운 겨울날 형장으로 끌려갔다. 형장에는 기둥이 세워져 있었고 한 기둥에 세 사람씩을 묶었는데 그는 세 번째 기둥의 가운데에 묶여졌다. 사형집행 예정시간을 생각하면서 시계를 보니 자신이 이 땅 위에 살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이 5분 남아 있었다. 28 년간을 살아왔지만 단 5분이 이렇게 금쪽같이 생각되어지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이제 단 5분밖에 남지 않은 시간을 어디에다 쓸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좋은글 2024.11.04

내겐 너무 예쁜 당신

산을 좋아하는 젊은 말콤은 애인인 바브와 6천 1백 피트나 되는 발루파스 산꼭대기에서 폭설을 만났다. 산장에서 밤을 새우고 눈 쌓인 미끄러운 계곡을 타고 내려오다 어미 곰의 공격을 받았다. 은빛 털을 가진 굉장히 큰 곰이 바브를 덮쳤다. 순간 말콤은 바브를 밀쳐 눈 덮인 냇가 쪽으로 쓰러지게 하고 곰과 결투를 벌였다. 말콤은 곰의 앞발 공격 한 대에 정신을 잃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려 고개를 드니 10 피트나 떨어진 곳에 바브가 내동댕이쳐진 것을 알았다. 곰은 얼굴을 땅쪽으로 돌린 채 눈 위에 죽은 듯 넘어져 있는 바브의 등을 물려는 찰나였다. 말콤은 지체할 수 없었다. 무서워할 겨를도 없이 허리띠에서 사냥용 칼을 빼들고 곰에게 달려들어 육중한 곰의 등에 매달려 목 부근에 칼을 박았다. 곰은 신음소리를..

좋은글 2024.11.03

육담(肉談) . 팔자문에서 온정수까지

어느 늙은 부부에게 아들 오형제가 있었다. 하루는 이놈들이 모여 의논한다.“ 저 늙은이들은 우리 오형제만 해도 넉넉한데 밤마다 잠자리를 하니 만일 또 동생을 보게 되면 우리가 업어 키우고 똥오줌도 받아내야 할 거야. 그러니 이제부터 밤마다 망을 봐서 두 분이 동침하지 못하게 하자” 이렇게 해서 매일 오형제가 돌아가면서 망을 보니 늙은 부부는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하루는 밤이 깊어 망을 보던 막내가 꾸벅 꾸벅 졸자 이를 본 부부는 이때다 싶어 서로 껴안는다. 그러자 막내가 놀라 깨어 “ 어머니, 날이 밝지도 않았는데 아버지를 배위에 태우고 어딜 가시려고 하시오” 하고 말하니 후닥닥 떨어진다. 부모가 곰곰이 생각하던 중 한 꾀가 떠올랐다.“ 이놈들아, 내일 새벽 일찍 모두 나가 하루 종일 소를 먹이고..

해학과 재치 2024.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