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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담(肉談) . 과부의 보시

가난하지만 오랫동안 정절을 지키고 사는 과부가 있었다. 어느 저녁 무렵 석장(錫杖)을 든 노승이 과부 집 문을 두드리며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한다. “제 집은 워낙 가난하고 또 남정네 없이 홀로 단간 방에 살 뿐이니 딴 데로 가십시오” 하고 과부가 말한다. 그러자 노승은 “ 날은 저물었고 주변에 인가가 없으니 하루 밤 재워 주시면 그 은혜가 크리다” 하고 간청한다. 과부가 어쩔 수 없어 허락하고 보리밥과 토장국을 한상 차려드리니 스님이 달게 먹었다. 과부는 늙은 스님을 아랫목에서 쉬게 하고 자기는 윗목에서 자는데 옷도 벗지 않고 그냥 잔다. 서로 잠이 오지 않아 끙끙대던 중 스님이 잠든 체하고 다리를 여주인 허벅지 위에 올리자 여인이 공손히 내려놓는다. 얼마 후 또 한 손을 여인의 가슴 위에 놓자 여인이..

해학과 재치 2024.11.13

동궁의 진심

"흐흐흐흐." 사람만 보면, 아니 혼자 방안에 있을 때도 동궁 양녕은 미친 사람처럼 히죽히죽 웃는다. 태종 임금의 맏아들로서, 앞으로 임금 자리에 오를 왕세자가 미쳤다는 소문이 장안에 쫙 퍼졌다. 양녕은 그럴수록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낮에는 사냥을 하고, 밤에는 대궐 담을 뛰어넘어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오가는 사람을 때려눕히기 일쑤였다. 무술년, 이젠 양녕의 나이도 25세. 열한 살에 왕세자로 책봉된 후 오늘에 이르는 동안 그중 7, 8 년의 세월을 미치광이 노릇을 하고 지낸 것이다. 몇 해 전의 일이다. 양녕은 부왕 태종과 어머니 민비가 소곤거리면서 하는 이야기를 문밖에서 들었다. "참 아쉬운 일이오. 충녕과 양녕이 바뀌어 태어났으면 좋았을 것을." "누가 아니랍니까. 충녕이 맏이였어야 할 것인데...

좋은글 2024.11.12

육담(肉談) .스님이 축원하니

시골 스님이 서울 경치가 좋다는 소리를 듣고 송기떡과 깨 밥을 싸가지고 남문에서 동쪽을 향해 가다가 사직동 뒷길에 이르렀다. 이미 날이 저물매 인경 칠 때가 다 됐는데 잘 곳이 없다. 밤에 순라꾼에게 붙잡힐 것 같아 한 재상가의 집 뒤 행랑 굴뚝 옆에 숨어 파루 칠 때를 기다리는데 밤이 깊어 삼경이 되자 온천지가 고요하다. 문득 그집 행랑방에서 한 사내가 그의 처에게 하는 말이 들린다. “우리 두 사람이 밤마다 그 일을 빼지 않고 하되 헛되이 정혈(精血)만 낭비하고 아직까지 자식 하나 얻지 못했으니 심히 괴상한지라 이는 반드시 축원을 하지 않고 일을 하기 때문이니 지금부터 원하는 바를 정성을 다해 입으로 축원 드리는 것이 좋을 것이오.” 하자 여인이 “그걸 진작 그렇게 할 걸 그랬어요” 하며 남편을 향해..

해학과 재치 2024.11.12

참을 실천하는 사람

도산 안창호는 1878 년 대동강변에서 태어나 1938 년 병원에서 죽음을 맞을 때까지 독립운동에 전 생애를 바친 사람이다. 그는 국민의 마음과 생각을 높이는 데 앞장섰으며 흥사단을 조직하여 힘을 길렀고, 임시정부에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도산은 '참'의 사람이었다. '아아, 거짓이여! 너는 내 나라를 죽인 원수로구나. 내 평생에 다시는 거짓말을 아니하리라.' 도산은 스스로 이렇게 탄식할 정도로 거짓을 미워했으며 이 거짓이 우리나라를 망친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다. 도산은 '사랑'의 사람이었다 '남자도 여자도 우리 2천만이 다같이 사랑하기를 공부하자. 그래서 서로 사랑하는 민족이 되자. 오직 사랑하자.' 그의 동지애는 유별하였다. 동지에 대해서는 물질과 사랑과 정성을 ..

좋은글 2024.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