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담(肉談) . 훔쳐보는 것이 즐겁다
나이가 서로 비슷한 삼촌과 조카가 함께 길을 가다가 어느 객사에 묵게 됐다. 주인 부부가 얇은 벽을 사이에 둔 건넌방에서 밤새도록 갖가지 재주를 다하며 방사를 벌이자 조카가 그 소리를 듣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삼촌을 잡아 흔든다. 그래도 깊은 잠에 빠진 삼촌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튿날, 조카가 삼촌에게 “지난밤 이러이러한 재미있는 현상을 봤습니다”하고 말한다. 그러자 삼촌은 “어째서 나를 깨워 그것을 함께 구경하게 하지 않았느냐”“그럴 리 있습니까? 암만 흔들어도 삼촌이 일어나지 않더군요” 하고 말한다. 그러자 삼촌이 제기랄 하고 탄식하며 “오늘 하루만 더 자면서 그 짓 하는 것을 좀 보고 가자. 오늘 저녁에는 내 명심해 자지 않고 기다리리라” 하고 병을 핑계 삼아 하루 더 묵는다. 그날 밤, 밤이 깊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