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2264

명연주는 명관객이 만든다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에 백아라는 거문고의 고수와 백아의 연주를 즐겨듣는 종자기라는 친구가 있었다. 서로를 가슴 깊이 아끼고 사랑하는 사이였다. 백아가 험산 준령을 가슴에 그리며 거문고를 켜면 종자기는 “고산을 그리는 곡이군. 태산을 보는 것 같으이”라며 칭찬했고 백아가 흐르는 물을 연상하며 연주하면 종자기는 “양자강 둑에 서서 멀리 지나가는 배 의 닻을 보는 듯 하이”라며 기뻐하고 칭찬했다. 백아가 종자기에게 “언제나 변함없이 내 연주를 들어주는 자네에게 감사하네. 어쩌면 자네는 내 마음을 그리도 잘 알아 주는가” 라고 말하자 종자기는 “아닐세. 자네의 연주야말로 진정 내 마음을 감동시키기 때문일세” 라고 대답했다. 그들이야말로 죽마지우였고 연주와 감상의 명수들이었다. 상대를 높이고 칭찬하고 인정하는 훈훈..

좋은글 2024.04.06

좋은 집의 조건

중국 남북조시대 송계아라는 고위 관리가 정년퇴직을 대비해 자신이 살 집을 보러 다녔는데 그는 지인들이 추천한 몇 곳을 다녀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하였고 송계아는 집 가격보다 훨씬 큰돈을 주고 선뜻 샀습니다. 이 집은 바로 여승진의 이웃집이었습니다. 여승진은 성실하고 겸손한 사람으로 덕망이 높았습니다. 그렇게 송계아가 이사 오고 인사하기 위해 방문한 여승진은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많은 금액을 주고 이곳으로 이사하셨습니까?" "저는 평소 여선생님의 훌륭한 인품을 존경해서 선생님 가까이에서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집값은 집값으로 지불하였고, 나머지 추가되는 금액은 선생님과 이웃이 되기 위한 값으로 지불한 것입니다." 좋은 집의 조건은 다양하지만 ..

좋은글 2024.04.05

백락일고 백락상마(百樂一顧 百樂相馬)

명마(名馬)는 눈 밝은 사람에게만 보인다. 중국,춘추 전국시대 말 감별사인 "백락(伯樂)"은 남다른 안목을 가졌다. 어느 날, 말 장수가 아무도 자기 말을 사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백락"이 자세히 보니, 의외로 준마였다. 그는 아깝다는 표정으로 혀를 차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앞다투어 몰려 들었다. 말은 열 배 넘는 값에 팔렸다. 여기에서 ‘백락일고(伯樂一顧)’ 라는 "고사성어"가 나왔다. 한 번은 그가 왕의 명으로 명마를 구하러 가다가 험한 산길에서 소금수레를 끄는 말을 발견했다. 그 말은 비쩍 마르고 볼품 없었지만 그는 금방 알아챘다. "이런 천리마가 무거운 소금수레를 끌고 있다니! " 그가 말을 붙잡고 울며 옷을 벗어 덮어주자 말이 앞발을 높이 들고 구슬피 울었다. 천리마가 ..

좋은글 2024.04.05

빈대보단 나아야지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젊었을 때의 일이다. 인천 부두에서 하역 노무자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에게 가장 고통을 가 져다 준 것은 바로 빈대였다. 고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노무자 합숙소에서 단잠을 자야 하는데, 그 곳에 득실거리는 빈대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빈대를 피하기 위하여 하는 수 없이 노숙이라도 하고 나면 밤새내린 이 슬 때문에, 다음날은 몸을 추스르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빈대의 고통에서 어떻게 해방될 수 있을까 궁리하던 그는 마침내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를 개발했다. 즉 물이 담긴 네 개의 큰 대접 위에 네 다리를 담근 간이침대 위에서 잠을 잔다는 것이다. 이는 빈대들이 통상 침상의 다리로 기어 올라와 공격을 한다는 것과, 그 녀석들은 전혀 수영을 할 줄 모른다는 특성을 ..

좋은글 2024.04.04

사막의 무덤

아버지와 아들이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오랫동안 걷고 있던 사막은 불덩어리같이 뜨거웠고 바싹 말라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었습니다. 언제 사막이 끝날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먼 길이었습니다. 절망으로 가득 찬 아들이 참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이제 우리에게 남은 건 죽음뿐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걸을 필요도 없이 그냥 이 자리에서 편하게 죽는 편이 낫겠어요." 아버지 역시 힘들었지만, 아들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격려했습니다. "틀림없이 물을 마실 수 있는 마을이 나타날 거야. 아들아, 조금만 힘을 내렴." 아버지의 말에 아들은 겨우 힘을 내어 걸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희망은 곧 절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들 앞에 무덤 하나를 발견한 것입니다. 무덤을 ..

좋은글 2024.04.04

나는 친구에게 사과를 준다

어느 초등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나는 친구에게 사과를 준다'의 미래형은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고 선생님께 '나는 친구에게 바나나를 받는다'라며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선생님은 의아해하며, 학생에게 왜 그런 대답을 했는지 물었습니다. "전에, 친구에게 사과를 줬더니 다음날 친구가 저에게 바나나를 줬어요." '나는 ~ 준다'의 미래형으로 '나는 ~ 받는다'는 문법적으로 틀린 답이지만 삶의 이치로 보면 맞는 답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위해, 이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베풀면 그것이 자신의 손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세상에 전한 선행은 이 세상을 돌고 돌아 언젠가 다시 나에게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 오늘의 명언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좋은글 2024.04.03

백비(白碑)가 보여주는 청렴한 삶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처럼 사람은 세상에 남기는 명예를 매우 중요시합니다. 그런데 전남 장성 소나무 숲 한 묘지 앞을 지키는 낯선 비석이 있는데 이름뿐만 아니라 아무런 글도 쓰여 있지 않은 '백비(白碑)'가 있습니다. 이곳에 묻힌 이는 조선 중기 청백리로 이름난 박수량(1491~1554)의 묘지였습니다. 그는 예조참판, 형조판서, 호조판서 등 높은 관직들을 역임했습니다. 조정에 출사 한 시기가 38년이나 되고 재상에 이르는 직위에까지 올랐지만,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청빈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그가 죽었을 때 집에 돈이 없어 가족이 상여를 메고 고향도 가지 못하니 신하들이 임금께 청하여 겨우 장사를 치렀다.' - 명종실록 - 이에 명종이 크게 감동..

좋은글 2024.04.01

내 모습 그대로 보여주자

영국에서 권위 있는 상 중 하나인 '휘트브레드 문학상(코스타 상)'은 1971년에 제정되었는데 비슷한 문학상인 '부커상'보다 좀 더 대중적 성격을 지닌 상입니다. 1987년도에 이 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놀란' 작가는 '시계의 눈 밑에서(Under the Eye of the Clock)'라는 자전적 소설로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출생할 당시 산소 부족으로 인해서 뇌성마비 장애를 갖고 태어났습니다. 말할 수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기 때문에 그는 오직 눈으로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10살이 되던 해였습니다. 그에겐 특별한 의사소통 수단이 생기는데 바로 작은 막대기 하나였습니다. 이 작은 막대기를 이마에 붙여 알파벳 하나하나를 누르며 자기 생각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시와 ..

좋은글 2024.03.30

5분

도스토예프스키의 일화를 알고 계시나요? 그는 28살 때에 내란 음모의 혐의를 받아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사형집행 예정시간을 생각하면서 시계를 보니 자신이 이 땅 위에 살 수 있는 시간이 5분이 남아 있었습니다. 28년간을 살아 왔지만 이렇게 단 5분의 시간이 천금같이 생각되어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이제 5분을 어떻게 쓸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형장으로 같이 끌려 온 동료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마디씩 하는 데 2분이 걸리고 오늘까지 발을 붙이고 살던 땅과 눈으로 볼 수 있는 자연을 마지막 한 번 둘러보는 데 2분을 쓰기로 하였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하는 데 벌써 2분이 지나갔습니다. 이제 자기 자신의 삶을 정리해 보려고 하는데 문득 3분 후에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생각이 나면서 눈앞이 캄캄해지고 아찔해..

좋은글 2024.03.28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어떤 남자가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삿짐을 다 옮기고 짐 정리가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마을 전체가 정전이 되어 버렸습니다. 남자는 더듬거리며 수북한 짐 사이에서 양초를 겨우 찾았을 때 '띵동' 하며 현관 벨소리가 들렸습니다. 현관문을 열어보니 한 아이가 서 있었고 인사와 함께 말을 건넸습니다. "아저씨 양초 있으세요?" 아이의 말을 듣자 남자는 '이사 오자마자 나에게 양초를 빌려달라고 하다니 만일 지금 양초를 빌려주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것저것 빌려 달라고 하겠군'이라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곤 양초가 없다고 말하며 아이를 돌려보내려고 문을 닫으려는 순간 아이가 급하게 말했습니다. "잠깐만요, 아저씨! 이사 온 첫날부터 정전 때문에 불편하실 것 같아서 양초를 드리려고 왔어요!" 이 말과 함..

좋은글 2024.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