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1415

초혼(招魂) - 김소월

초혼(招魂) -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가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초혼(招魂) -시조 산산히 부서져서 흩어진 이름이여 부르다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가슴에 맺힌 한마디 끝내 못한 이름이여. 사랑..

현대시조 2024.03.25

가는 길 - 김소월(金素月)

가는 길 - 김소월(金素月)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 저 산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 가는 길 (시조) 그립다 말을 하니 할수록 더 그리워 그냥 갈까 하다가 한번 더 돌아보고 무심한 저산 까마귀 해저문다 보챕니다. 냇가에 흐른 물은 정도 없이 떠납니다 내 마음 모르는 체 제갈 길 서두르고 잠시도 멈추지 않고 쉬임없이 흐릅니다.

현대시조 2024.03.24

춘망사 (春望詞)를 시조로 쓰다

춘망사 (春望詞)를 시조로 쓰다 화개불동상 (花開不同賞) – 꽃이 피어도 함께 즐길 사람이 없고 화락불동비 (花落不同悲) –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사람이 없네 욕문상사처 (欲問想思處) – 묻고 싶소, 그대는 어디에 계신지 화개화락시 (花開花落時) – 때맞춰 꽃들만 피고 지는구나. 봄볕에 피는 꽃은 온산에 만발한데 저 꽃이 다지도록 같이 볼 임이 없네 님이여 어디계시나요 꽃이 피고 집니다. 남초결동심 (攬草結同心) – 풀을 따서 내 이 마음과 함께 묶어 장이유지음 (將以遣知音) – 지음의 님께 보내려 하지만 춘수정단절 (春愁正斷絶) – 봄날 시름에 님의 소식은 속절없이 끊어지고 춘조복애음 (春鳥復哀吟) – 봄새만 다시 찾아와 애달프게 우는구나 간절한 이 마음을 편지로 전하고 픈데 님 소식 시름 속에 속절..

현대시조 2024.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