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군자(四君子) 梅 하수상한 세월이 변화를 머뭇대니 고목에 꽃을 피워 그 염려를 덜리라 은은한 향내를 따라 봄이 오고 있더라. 蘭 무사(武士)의 칼이런가 힘주어 휘두르니 백지에 그은 자국 일필휘지(一筆揮之) 그로다 허공이 갈라진 틈에서 향기 새어 나더라. 菊 깊은 뜻 품었더니 세월이 모여들고 기품있는 성품에 말없이 고고하다 가을밤 귀뚜리소리 흥을 더해 가누나. 竹 속은 텅 비었는데 곧기는 무슨 일이 거짓을 채울 바엔 빈 채로 있으리라 설(雪)중에 청청(淸淸)함이란 너를 두고 하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