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 하늘공원 신기루 신기루다 세상에 이런 일이 키 높은 억새들이 하늘을 쓸줄이야 버림을 모아둔 땅이 선한 빛을 띄누나. 일체가 유심조라 진리인줄 알았지만 오물이 귀물될 줄 생각도 못했구나 깊은 뜻 새기는 아침 가을 빛이 고왔다. 현대시조 2020.09.22
낙지 다짐 ( 아버지를 그리며) 낙지 다짐 ( 아버지를 그리며) ‘맛있다 참 맛있다’ 그리 말씀 했는데 산 낙지 잘게 다져 참기름 뿌려놓고 소주잔 올리던 그때 눈앞에 아른댄다. 접시에 꿈틀대는 산 낙지 서너마리 송송송 다진 다음 참기름 뿌렸어도 ‘맛있다’ 그 한마디를 들을 수가 없구나 . 현대시조 2020.09.21
추(醜) 추(醜) 마음은 청춘이다 젊은 체 해보지만 세월이 흘렀으니 몸 따라 늙었거늘 억지를 부리고 있네 나이 듬이 서러워. 흰머리 다북하고 잔주름 가득해도 마음은 청춘이다 앙탈을 부려보네 거울에 비친 모습은 눈을 감고 볼런지. 현대시조 2020.09.17
어느 날의 주산지 어느 날의 주산지 봄여름 가을겨울 그리고 또 다시 봄 천년을 살다 저문 주목(朱木)의 그림자는 호수에 어리어 있는 부처의 환영일까. 원한게 많다보면 실망도 크다 했지 아득해 숨도 못쉴 수많은 미련들을 하늘빛 물위를 가는 구름위에 실었다. 현대시조 2020.09.16
가을을 타다 가을을 타다 비워져 없는 자리 허공이라 하는데 텅 빈 그 공간에 계절 변화 가득타 괜스레 쓸쓸한 기분 가을인가 보구나. 본다고 보았다고 전부는 아닌가 봐 적실 듯 파란 하늘 물들지 않은 바람 계절이 가슴 가득히 추억을 안고 왔다. 현대시조 2020.09.15
아마도 아마도 -성령의 말씀인 듯 일부 신자에게 교회당(堂) 믿지 말고 거짓 목사 멀리해라 성경책 들었다고 다 신자가 아니니 괜스레 내 집 문턱을 닳게 하지 말아라. 일부 목회자에게 하늘과 땅이 알고 너 자신이 알텐데 몽매한 사람들을 현혹하지 말아라 미쳐서 뒤집혀진 눈 내가 보고 있느니. 그리고 모두에게 사랑은 오래참고 사랑은 온유하다 오래전 내 말에다 한 줄을 더 하련다 서로를 배려하거라 욕심을 버리거라. 현대시조 2020.09.13
누가 묻거든 누가 묻거든 이렇게 답하지요 왜 사느냐 묻거든 보고파 애타는데 잊혀지면 어쩌나 그 미련 버리지 못해 그래서 산다고요. 이렇게 답하지요 왜 사느냐 묻거든 그리다 그리다가 잊을 때도 됐지만 보고픈 마음 한구석 못 비워서 산다고요. 현대시조 2020.09.13
그리움 그리움 생각을 멀리하면 잊을 수 있다기에 두 눈을 꼭 감은체 고개를 젓습니다 어느새 눈 안으로 와 미소 짓고 있는데. 생각을 떨치려고 고개를 저어봐도 눈감는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귓볼을 스치는 느낌 눈을 번쩍 뜹니다. 현대시조 2020.09.13
가을 가을 살 오른 전어 골라 비늘 쳐 손질하고 뼈 채로 엇비슷이 송송송 썰은 후에 막 된장 듬뿍 찍으니 가을 풍류 여깄네. 미나리 잘게 썰고 양파는 채를 쳐서 막걸리 식초에다 새콤히 무쳐내던 울 엄마 그리운 손맛 촉촉해진 내 눈가. 칼집을 비스듬히 소금 쳐 구울 때면 기름이 방울방울 소리가 자글자글 집나간 며느리 이야기 거짓 아님 알겠네. 현대시조 2020.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