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군자(四君子) 梅 아이고 이를 어째 물감을 쏟았구나 붓 들어 가지치고 꽃 꼽아 엮었어도 담장을 넘는 향기는 막을 수가 없었네. 蘭 예리한 저 검기(劒氣)가 지면을 파고들어 좌우로 뻗힌 기운 모골이 송연하다 이 향기 마저 없다면 오월비상(五月飛霜) 하겠네. 菊 우주의 온갖 정기 꽃잎 끝에 모으고 노랗게 맺힌 정령(精靈) 가슴에 품었으니 고고함 배어든 품위(品位) 과연 군자이시라. 竹 속은 텅 비었어도 변치 않는 꼿꼿함 한겨울 된바람도 꺾지 못한 지조로 비워야 찬다는 진리 홀로 실천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