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1415

사군자(四君子)

사군자(四君子) 梅 아이고 이를 어째 물감을 쏟았구나 붓 들어 가지치고 꽃 꼽아 엮었어도 담장을 넘는 향기는 막을 수가 없었네. 蘭 예리한 저 검기(劒氣)가 지면을 파고들어 좌우로 뻗힌 기운 모골이 송연하다 이 향기 마저 없다면 오월비상(五月飛霜) 하겠네. 菊 우주의 온갖 정기 꽃잎 끝에 모으고 노랗게 맺힌 정령(精靈) 가슴에 품었으니 고고함 배어든 품위(品位) 과연 군자이시라. 竹 속은 텅 비었어도 변치 않는 꼿꼿함 한겨울 된바람도 꺾지 못한 지조로 비워야 찬다는 진리 홀로 실천하시네.

현대시조 2020.09.07

장가계 기행

장가계(長家系) 1 선경이 여기인가 무릉도원 분명쿠나 오묘한 바위기둥 천지를 둘렀으니 죽기 전 봐야 할 절경 두 눈 둘데 없더라. 장가계 2 로댕이 살았어도 주눅이 들었으리 수천 길 절벽위에 매달린 잔도에서 그 절경 구경하려고 몸을 사려 걸었다. 장가계 3 바람길 비켜주려 꼰지발 고추섰나 머리를 덮고 있는 나무가 아슬한데 누리를 감싸는 안개 여기가 장가계라. 귀곡잔도 수천길 낭떠러지 절벽 길 걷다보니 오싹한 소름돋아 발걸음 천근인데 투명한 유리바닥이 천리 밑을 부른다. 감춰둔 천하비경 몰래 훔쳐 보려고 신의 뜻 거스르며 절벽에 길냈으니 오금이 저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을터. 장가계 天門大道 (돼지 곱창길) 하늘을 오르려면 이 길을 가야하나 좌우로 쏠리기를 수십번 참아내니 천지가 끝나는 곳에 하늘 걸려 있..

현대시조 2020.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