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명시와 시조 1수 가을에 정한모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으며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나뭇잎 그렇게 주고 받는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 주십시오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 엄마의 치마 곁에 무릎을 꿇고 모아쥔 아가.. 한국현대시 2018.09.14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국화옆에서 서정주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위해 봄부터 솥작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위해 천둥은 먹구름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든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앞에서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 한국현대시 2018.09.13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동천(冬天) 서정주 내 마음 속 우리 임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 귀향 김 남 구 제 그림자를 쫓아 살아가는 맴돌이 노을 지는 마음으로 거울 .. 한국현대시 2018.09.11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푸르른 날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하늘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 한국현대시 2018.09.10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내 소녀 오일도 빈 가지에 바구니 걸어 놓고 내 소녀 어디 갔느뇨. ................ 박사(薄紗)의 아지랭이 오늘도 가지 앞에 아른거린다. ---------------------------- 유통기한 홍 진 기 독침을 모로 세운 눈빛들이 지나가고 촉수가 낮은 외등 불이 나간 그믐밤도 무늬만 찬란한 도시에 꿈을 안고 버.. 한국현대시 2018.09.07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해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 산 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어, 달밤이 싫어, 눈물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어,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싫어… 해.. 한국현대시 2018.09.06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도봉 박두진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 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이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럼.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 한국현대시 2018.09.05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하일 소경(夏日小景) 이장희 운모같이 빛나는 서늘한 테이블 부드러운 얼음 설탕 우유 피보다 무르녹은 딸길를 담은 유리잔 얇은 옷을 입은 저윽히 고달픈 새악씨는 기름한 속눈썹을 깔아 맞히며 갸날픈 손에 들은 은사시로 유리잔의 살찐 딸기를 부수노라면 탐홍색 청량제가 꽃물같이 .. 한국현대시 2018.09.04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香氣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生氣가 뛰놀아.. 한국현대시 2018.09.03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 한국현대시 2018.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