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승무 僧舞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네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초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 한국현대시 2018.08.13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완화삼(玩花衫) 조지훈 차운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七百里)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한국현대시 2018.08.10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사랑 노래 유 자 효 먼 산에 비가 올 때 그대를 생각는다 안개가 앞을 가리면 그대를 사랑한다 햇빛에.. 한국현대시 2018.08.09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윤사월(閏四月) 박목월 송화(松花)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 추석 이경자 하늘이 닿은 청산 새털구름 피어나고 팔차선 고속도로 주차장 방불해도 고향의 부모님 찾는 그 효심이 .. 한국현대시 2018.08.08
한국명시와 시조 1수 가정 이 상 문(門)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生活)이모자라는까닭이다. 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졸른다. 나는우리집내문패(門牌)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 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감(減)해간다. 식구(食口)야봉(封)한창호(窓戶)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 한국현대시 2018.08.07
한국명시와 시조 1수 봄은 간다 김 억 밤이도다 봄이다 밤만도 애달픈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이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 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소리 비낀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 어머님 이 두 화 어.. 한국현대시 2018.08.06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보리 피리 한하운 보리 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 ㅡ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 ㅡ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ㅡ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 ㅡ ㄹ 닐니리. ------------------------.. 한국현대시 2018.08.03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산유화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山에 山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이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 천년사랑 부석사 이 민 규 평생에 기.. 한국현대시 2018.08.02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옛이야기 김소월 고요하고 어두운 밤이 오며는 어스레한 등불에 밤이 오며는 외로움에 아픔에 다만 혼자서 하염없는 눈물에 저는 웁니다 제 한몸도 예전엔 눈물 모르고 조그마한 세상을 보냈읍니다 그때는 지난날의 옛이야기도 아무 설움 모르고 외웠읍니다 그런데 우리 님이 가신뒤에.. 한국현대시 2018.08.01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초혼(招魂)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虛空)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한국현대시 2018.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