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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담(肉談) . 용도질이나 하시구려

문자 쓰기를 좋아하는 부인이 있었다. 어느 날 아들의 친구들이 놀러와 술상을 봐주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바깥에서 듣는데 대화 중에 용도질, 비력질, 요분질이란 말을 하는데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용도질은 수음을 뜻하고 비력질은 사내끼리의 남색을 말하며 요분질은 성교시 여자가 아랫도리를 흔드는 것을 말한다. 궁금증을 참다못한 부인이 아들에게 뜻을 물으니 아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용도질과 비력질은 남자들끼리 담배 피우는 것이고 요분질은 여자가 바느질할 때 쓰이는 재주랍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말을 믿었다. 마침 얼마 전에 시집간 딸과 사위가 왔다. 이에 기회다 싶어 부인은 "여보게, 사랑에 나가서 처남과 함께 용도질이나 비력질을 하고 종일 놀다가시게." 하고는 "우리 ..

해학과 재치 2024.12.11

한량(閑良)은 이제 없다

한량(閑良)은 이제 없다 세상을 내려 보는 감흥(感興)에 가슴 벅차무소유(無所有) 되뇌이던 한량은 이제없다재주껏 갖고자 하는 아수라(阿修羅)만 넘치고. 연상의 기생 묘에 술잔을 올리면서'홍안(紅顔)은 어디두고 백골(白骨)만 묻혔는가'백호(白湖)의 노래 소리가 이명으로 들린다. 십팔세 기생에게 정 주던 칠십 노객풍류객 그 한량을 이제는 볼 수 없다인생을 즐기는 여유 사라진지 오래라. 경포호 달 다섯을 헤아려 볼 수 있는정 많던 한량님은 어디로 가셨는가색안경 쓴 속물들의 계산속만 빠르니. 산고(産苦)의 아내부탁 까맣게 잊어먹고금강산 구경 가서 일년 만에 돌아왔던한량네 정수동님을 어디에서 만날까. 수표교에 자리 깔고 술통 괴고 앉아서한잔은 술이요 또 한잔은 안주라며술 두말(二斗) 다 비워버린 그 한량은 이제 ..

현대시조 2024.12.11

육담(肉談) . 기생선물

신임 관리 이 서방이 임지 평양에 처가 집에서 많은 노자를 마련해줘 화려한 옷을 입고 부임했다. 마침 근처에 살던 기생이 이 서방에게 돈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뺏으려고 이 서방에게 와서 일부러 놀라면서 말하기를"높으신 어른께서 오신 줄 몰랐습니다." 하며 곧 돌아간다. 이서방이 보니 천하절색이다 한번 만나보고 싶다. 그러던 중 저녁에 그 기생이 또 이서방을 찾아와 위로하면서 이야기 한다. "꽃다운 나이에 객지에 나서시면 적적하지 않으십니까. 첩의 지아비가 멀리 싸움터에 나가 여러 해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속담에 이르기를 홀아비 속은 마땅히 과부가 안다 했습니다. 제가 온 것을 별로 이상하게 생각지 마십시오." 하면서 교태 어린 말로 덤비니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이라, 통하지 않을 ..

해학과 재치 2024.12.10

나폴레옹과 사과

프랑스 소년 사관학교 앞에 있는 사과 가게에는 휴식 시간마다 사과를 사 먹는 학생들로 늘 붐볐다. 그 사과 가게는 맛있기로 유명해서 사관학교 학생들은 매일 그 가게의 사과를 사 먹곤 했다. 그러나 그 많은 학생들과는 달리, 돈이 없어서 저만치 떨어진 곳에 혼자 서 있는 학생 하나가 있었다. 그 학생은 사과를 먹고 싶었지만 가난했기 때문에 사과를 사먹을 돈이 없어 항상 뒤에서 친구들을 바라봐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머니는 저만치 서 있던 그 학생을 불러서 사과 한 개를 건네주며 말했다." 학생, 이리와요. 사과 하나 줄테니 와서 먹어요. ""아주머니, 저는 돈이 없어서 사과를 살 수가 없어요.""괜찮아요. 얼마나 사과가 먹고 싶었을까. 앞으로 언제든지 사과가 먹고 싶으면 와서 먹어요. 돈은 안 받을..

좋은글 2024.12.10

쓸모없는 나무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 장자의소요유(逍遙遊) 편에 나오는 한 일화로쓸모를 중시했던 혜자가 장자에게이런 말을 했습니다."제게 큰 나무가 있습니다.그런데 줄기는 울퉁불퉁하고 가지는 비비 꼬여서지나가는 목수마저 눈길을 주지 않습니다.그런데 선생의 말은 이 나무와 같아서 크기만 했지쓸모가 없어 모두 외면해 버립니다."그러자 장자가 대답했습니다."한 번 거꾸로 생각해 보게.나무가 울퉁불퉁하여서 목수들에 의해 잘리지도 않고그토록 오래 살아 큰 나무가 된 것이 아닌가."그런데도 혜자는 계속 굽은 나무는쓸모가 없다고 반박하자 장자는다시 말했습니다."과연 그럴까. 햇빛이 쨍쨍한 어느 날그 나무의 그늘에서 많은 사람들이쉼을 얻고 있다는 걸 모르고있었나 보네."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이 없듯이하찮고 불필요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

좋은글 2024.12.09

육담(肉談) . 이 물건 때문에

옛날 어느 마을의 부자가 조강지처와 첩을 두고 살았다. 밤에 첩에게 가면 본처가 싫어하고 본처에게 가면 첩이 샘을 내고 둘이 시샘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남편이 생각다 못해 두 여자가 보는 가운데 칼을 가지고 와서 "에이, 너희들이 싸움만 하는 건 바로 이 물건 때문이니까 잘라버리고 말겠다"하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정말 잘라버린 것처럼 속임수를 썼다. 그러자 두 처가 눈물을 흘리며 대성통곡을 했다. 그때 담장 밖에서"좆 때우시오, 좆 때우시오" ‘솥 때우시오’ 하는 소리를 잘못 들었던 것이었다. 그 소리에 귀가 번쩍 뜨인 두 처가 땜쟁이를 불러놓고 물었다."아, 세상에 가마 때우는 것도 보고 사발 때우는 것도 봤으나 대체 좆을 어떻게 때워요?""아, 다 때우지요. 원래대로 해 달라면 해주..

해학과 재치 2024.12.09

육담(肉談). 벌님 네 벌님 네

옛날에 한 건달이 장가를 가서 논 두마지기로 겨우 목에 풀칠을 하고 살고 있었다. 마누라는 칠월 달이니 모시 품앗이를 가고 사내는 사랑방에 누워 빈둥댄다. 점심 먹으러 온 마누라가 보니 한심하다. 그래서 한다는 소리가 "놀지 말고 풀이라도 뜯어야 먹고 살 것 아니오" 그러자. 사내가 마지못해 일어나며 "그러면 그러지 뭐" 하고 지개를 지고 호박 넝쿨이 가득한 밭에 가서 풀을 뜯는다. 그러다 오줌이 마려워 오줌을 싼다는 것이 벌집에다 싸버렸다. 깜짝 놀란 벌들이 우루루 몰려 나와 사내의 물건을 집중 공격하자 물건은 곧바로 한주먹이나 돼 버렸다. 그런데 아픈 것은 둘째 치고 이상하게 꼴리기만 더 꼴린다. 저녁을 일찍 먹고 마누라와 잠을 자는데 마누라는 까무라칠 정도로 맛이 틀린다. 새벽에 마누라가 "아, 어..

해학과 재치 2024.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