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명시와 시조 1수 가는 길 - 김소월 -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개벽>(1923.10)- --------------------------------- 적막한.. 한국현대시 2018.04.27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치마 -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는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하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 한국현대시 2018.04.26
세계 명시와 시조 1수 괴테 - 들장미 어린이는 한 떨기 장미 보았네. 들에 피어 있는 장미 피어난 향긋한 아침의 향기 달러가 떨기 속을 바라보았네. 웃음 머금은 장미. 장미 장미 붉은 장미 들에 피어 있는 장미. 어린이는 말했네. 나는 꺾겠다 들에 피어 있는 장미 장미꽃은 말했네, 너를 찌르리. 두고 두고 나.. 한국현대시 2018.04.25
세계 명시와 시조 1수 5월의 노래 오오 눈부시다 자연의 빛 해는 빛나고 들은 웃는다. 나뭇가지마다 꽃은 피어나고 떨기 속에서는 새의 지저귐. 넘쳐 터지는 가슴의 기쁨 대지여 태양이여 행복이여 환희여 사랑이여 사랑이여 저 산과 산에 걸린 아침 구름과 같은 금빛 아름다움. 그 기막힌 은혜는 신선한 들에 .. 한국현대시 2018.04.24
세계 명시와 시조 1수 괴테 - 프로메테우스 제우스여, 그대의 하늘을 구름의 너울로 덮어라! 그리고 엉겅퀴의 목을 치는 어린이처럼 참나무나 산정들과 힘을 겨뤄라! 그러나 나의 대지여, 그대가 짓지 않은, 나의 집이며, 불길 때문에 그대가 나를 질투하는 나의 화덕을 그대는 나에게 남겨둬야 한다. 나는 태양.. 한국현대시 2018.04.23
세계명시와 시조 1수 프레베르 - 고엽 기억하라 함께 지낸 행복스런 나날을. 그 때 태양은 훨씬 더 뜨거웠고 인생은 훨씬 더 아름답기 그지 없었지.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나는 그 나날들을 잊을 수 없어... 마른 입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모든 추억도 또 모든 뉘우침도 함께 북풍은 그 모든 .. 한국현대시 2018.04.20
세계명시와 시조 1수 아폴리네르 - 미라보 다리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은 흐르고 우리네 사랑도 흘러 내린다. 내 마음 속에 깊이 아로새기리 기쁨은 언제나 괴로움에 이어옴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면 우리네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 한국현대시 2018.04.18
세계 명시와 시조 1수 구르몽 - 눈 시몬, 눈은 그대 목처럼 희다. 시몬, 눈은 그대 무릎처럼 희다. 시몬, 그대 손은 눈처럼 차갑다. 시몬, 그대 마음은 눈처럼 차갑다. 눈은 불꽃의 입맞춤을 받아 녹는다. 그대 마음은 이별의 입맞춤에 녹는다. 눈은 소나무 가지 위에 쌓여서 슬프다. 그대 이마는 밤색 머리칼 아래 .. 한국현대시 2018.04.17
세계명시와 시조 1수 구르몽 - 낙엽 시몬, 나무 잎새 떨어진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 한국현대시 2018.04.16
세계 명시와 시조 1수 시현 달빛이 슬피 나리더라. 꽃핀 요정들 꿈에 젖어, 어렴풋한 꽃들의 고요 속. 손끝에 활을 골라잡고 빈사의 현을 쓸어내니 하얀 흐느낌이 창공의 꽃잎들 위로 번지더라. --그때는 너의 첫번 입맞춤으로 축복받은 날이었지. 가슴 깊이 저미던 나의 몽상도 얌전히 취하더라, 슬픔의 향기에.. 한국현대시 2018.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