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완화삼(玩花衫) 조지훈 차운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七百里)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한국현대시 2018.05.16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보리밟기 민병도 봄바람에 뿌리가 들린 보리를 밟는다 문신처럼 드러나는 온 몸의 신발자국, 때로는 혼.. 한국현대시 2018.05.15
한ㄱ구 명시와 시조 1수 봄은 간다 김 억 밤이도다 봄이다 밤만도 애달픈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이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 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소리 비낀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 뒤늦게 캔 느낌.. 한국현대시 2018.05.14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보리 피리 한하운 보리 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 ㅡ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 ㅡ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 ㅡ 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 ㅡ ㄹ 닐니리. ------------------------.. 한국현대시 2018.05.11
한국명시와 시조 1수 산 너머 남촌에는 / 김동환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 한국현대시 2018.05.09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옛이야기 김소월 고요하고 어두운 밤이 오며는 어스레한 등불에 밤이 오며는 외로움에 아픔에 다만 혼자서 하염없는 눈물에 저는 웁니다 제 한몸도 예전엔 눈물 모르고 조그마한 세상을 보냈읍니다 그때는 지난날의 옛이야기도 아무 설움 모르고 외웠읍니다 그런데 우리 님이 가신 뒤에.. 한국현대시 2018.05.08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잔의 술을 마시고 버어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다 가볍게 부서진다. 그런한 내가 잠시 알던 소녀는 정.. 한국현대시 2018.05.04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 한국현대시 2018.05.03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목욕을 하며 정일근 마흔 해 손 한 번 씻겨 드리지 못했는데 아들의 등을 미시는 어머니 우리 어머니 병에서 삶으로 돌아온 내 등 밀며 우신다. 벌거벗고 제 어미를 울리는 불혹의 불효, 뼈까지 드러난 몸에 살과 피가 다시 살아 어머니 목욕 손길에 웃는 아이가 되고 싶다. 까르르 까르르 .. 한국현대시 2018.05.02
한국명시와 시조 1수 알 수 없어요 한용운 알 수 없어요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 한국현대시 2018.04.30